친구 사이

친구 사이

  • 자 :아모즈 오스
  • 출판사 :문학동네
  • 출판년 :2013-12-06
  • 공급사 :(주)북큐브네트웍스 (2014-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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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히브리 문학의 거장 아모스 오즈의 최신작!



묵묵하고 웅숭깊은 시선으로 포착해낸 여덟 개의 ‘마음’

인간의 내외적 갈등과 모순에 관한 완벽한 응축!



영롱한 언어, 정수를 꿰뚫는 통찰. 이것이 『친구 사이』가 아름답고 감동적인 이유다.

레스프레소



‘침묵하지 않는 작가’ 아모스 오즈의 시선이 키부츠로 향하다




현대 히브리 문학의 거장이자 매년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아모스 오즈는 1939년 예루살렘에서 태어났다. 열다섯 나이에 아버지의 세계에 반항하며 집을 나와 키부츠 훌다에 들어갔으며, 히브리어로 ‘힘’을 뜻하는 ‘오즈’로 개명했다. 키부츠에서 교육을 받고 농사일을 하며 노동의 일환으로 글쓰기를 시작했고, 1965년 첫 단편집 『자칼의 울음소리』로 작가 세계에 입문했다. 이후 『나의 미카엘』(1968)로 세계적 명성을 얻고, 『물결을 스치며, 바람을 스치며』(1973), 『블랙박스』(1987), 『여자를 안다는 것』(1989), 『지하실의 검은 표범』(1995) 등을 발표하며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이스라엘과 키부츠라는 독특한 환경에서 얻은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아모스 오즈는 사색적이면서 통찰력 있는 작품들을 써내려갔다. 2002년에는 이스라엘 역사의 산증인들을 담담하게 추억하는 자전소설 『사랑과 어둠의 이야기』(문학동네 근간)를 발표하는데, 이 작품은 전 세계 29개 언어로 번역 출간되며 10개의 문학상을 수상했고, ‘이스라엘 건국 이후 가장 중요한 책 10권’에 선정되기도 했다. 프랑스 페미나 상, 독일의 괴테 문학상, 이스라엘 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2013년에는 권위 있는 문학상인 프란츠 카프카 문학상을 수상했다.

아모스 오즈는 작품을 통해서뿐만 아니라 실생활에서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로운 공존을 위한 활동을 펼치는 작가로 유명하다. 1978년 이스라엘 평화단체인 ‘피스 나우 Peace Now’를 설립해 이끌었으며, 평화 운동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프랑크푸르트 국제평화상, 레지옹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작품과 실생활을 넘나들며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는 아모스 오즈에게는 ‘침묵하지 않는 작가’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한다.

2012년 발표한 최신작 『친구 사이』에서 아모스 오즈는 다시 키부츠로 돌아갔다. 1965년 키부츠를 배경으로 한 첫 소설집 『자칼의 울음소리』를 발표한 지 47년 만이다. 키부츠는 이스라엘 건국의 주축이 된 집단적 사회 시스템이자 작가 자신이 30여 년간 몸담았던 생활공간이다.

키부츠를 떠난 지 26년 만에(아모스 오즈는 1986년 키부츠를 나왔다) 그곳의 이야기를 풀어놓는 것은 그 세계에 대한 향수일까, 아니면 다시 돌아가지 않겠다는 반성일까. 프랑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모스 오즈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그곳을 떠난 이후 단 일주일도 그곳에 대한 꿈을 꾸지 않고 보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야기를 통해 그곳으로 돌아가야만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친구 사이』는 키부츠에 관한 소설이 아닙니다. 외로움, 향수, 사랑, 결핍, 욕망 등 인간 조건에 관한 책입니다.”





유토피아를 꿈꾸며 설립된 공동체, 그 이상과 현실의 괴리



여덟 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친구 사이』는 이스라엘 독립전쟁 직후인 1950년대의 키부츠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키부츠는 사회주의와 시오니즘이 결합한 노동 시온주의를 바탕 삼아 이스라엘 땅에서 육체노동을 통해 유대인의 이상향을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세워진 공동체이다. 주민 모두가 평등하게 노동을 실현하고 의사결정에 모든 주민이 참여하며, 모든 재산은 공동체가 공동소유하고, 아이를 돌보는 일이나 노인을 보살피는 일도 가족의 문제가 아닌 공동체의 책임으로 분담한다. 공동체 안에서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완벽한 자립이 키부츠의 목표이다. 구성원 모두가 평등하고 책임과 의무도 공동체가 함께하는 키부츠는 그야말로 ‘유토피아’에 가까운 공간이다.

하지만 그 이상적인 사회에도 갈등은 존재한다. 키부츠의 원래 설립 목적과 원칙을 고수하려는 입장과 바깥세상의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입장이 대립한다. 완전한 남녀평등을 지향하지만 실상 여성들은 가사, 육아 등 전통적인 여성의 역할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아이들을 부모의 품이 아닌 탁아소에서 키우는 공동육아 문제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키부츠의 원칙에 관한 갈등뿐 아니라, 질시, 따돌림, 불륜, 배신 등 평범한 인간 사회에서 일어나는 감정적 갈등 역시 그대로 나타난다.

아모스 오즈는 키부츠 주민으로 살았던 자신의 경험을 살려 『친구 사이』를 집필했지만, “키부츠는 핑계에 불과하다”라고 말한다. 작가는 복잡하면서도 아주 단순한 인간의 감정, 즉 욕망, 결핍, 고립, 외로움에 초점을 맞춰, 인간 사회라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삶의 단면들을 통찰력 있는 시선으로 그려낸다.





“그곳에서 우리는 모두 친구여야 했다.

하지만 우리의 외로움은 친구도, 그 누구도 달래주지 못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인물들은 모순이나 결핍, 아픔을 한 가지씩 지니고 살아간다.

어떤 이들은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나오려 하지 않는다. 키부츠를 아름답게 가꾸는 정원사 즈비 프로비조르는 세계 곳곳의 나쁜 소식들을 집착적으로 수집해 키부츠 사람들에게 전한다. 다정하고 섬세한 루나가 그의 곁에 다가가지만, 친밀함에 대한 두려움으로 즈비는 그녀의 마음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노르웨이 국왕」).

투철한 신념을 지닌 사람들도 나름의 모순을 보인다. 역사 교사 다비드 다간은 “지금의 모든 유대인은 자신이 대의를 위해 동원된 존재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하는 철저한 원칙주의자이지만, 여성편력으로 유명하며 친구의 딸이자 제자였던 열일곱 소녀와 동거한다(「친구 사이」).

공동체 안에서 누구보다 성실하게 생활하지만 공허감에 휩싸이는 인물들도 있다. 성실하고 현명한 키부츠의 사무국장 요압은 공동체에 헌신하면서도 다른 곳에서 누군가가 자신을 부르는 것 같다고 느낀다(「한밤중에」). 키부츠에 홀로 들어온 소년 모시는 이 세계에 동화되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이방인의 소외감을 떨치지 못한다(「아버지」).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노동하며 공동체 생활을 영위하지만, 원칙과 현실의 모순을 경험하고, 사랑, 우정, 부성애 등 인간 본연의 감정에 갈등을 겪는다. 무엇보다 그들의 삶에 놓인 크나큰 장벽은 바로 욕망의 부재와 외로움이다. 공동체의 확고한 원칙 앞에서 개인의 욕망은 제한되고, 사람들은 점차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알지 못하게 된다. 아모스 오즈는 작품 속에서 키부츠 예캇의 사무국장인 요압 카르니의 입을 빌려 공동체 안에서의 외로움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 사람이 다른 곳에서 살았다면 좀 덜 힘들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키부츠 사회는 외로운 사람들에게 어떤 해결책도 제공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키부츠 공동체라는 발상 자체가 외로움이라는 개념을 부정했다. _본문 123쪽



작품의 제목 『친구 사이』는 단편 하나의 제목이면서 여덟 편을 모두 아우르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 기쁨과 슬픔, 성취와 실패를 함께 나누어야 하는 공동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모두가 친구여야 하는 집단 안에서 ‘친구 사이’는 복잡하고 미묘하며, 개인의 외로움은 그 누구도 달래줄 수 없다.





간결한 언어,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내는 여덟 편의 인간 희비극



그렇다면 이 작품은 인간 본연의 외로움에 관한 씁쓸한 토로인가? 작가는 하나하나의 단편이 비극이자 희극이라고 이야기한다. “이 작품은 곧 비극과 희극의 경계를 지우기 위한 시도”라고 고백하는 아모스 오즈의 목소리에서는 인간의 삶은 비극이나 희극으로 분명하게 나뉠 수 없음을 통찰하는 대가의 지혜와 진심이 느껴진다.

키부츠의 불편한 진실을 드러내면서도 아모스 오즈는 결코 목소리를 높이거나 감정을 과도하게 내보이지 않는다. 시종일관 간결한 언어, 담담한 어조를 유지하면서 인간의 심리와 갈등을 날카롭게 포착해낸 여덟 편의 희비극을 엮어낸다. 작품 속 인물들의 모습에서는 쓸쓸함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작가는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묵묵히 애쓰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시선을 던진다. 개개인의, 혹은 ‘친구 사이’의 갈등과 외로움은 결국 ‘사람의 힘’으로 극복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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