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무릎 꿇지 않은 밤

아무도 무릎 꿇지 않은 밤

  • 자 :목수정
  • 출판사 :생각정원
  • 출판년 :2016-10-25
  • 공급사 :(주)북큐브네트웍스 (2018-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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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잃어버린 가치, 회복해야 할 정신은 무엇인가?”



불평등과 혐오로 점점 더 가팔라지는 세상, 명백한 참사 앞에서도 정의를 구할 수 없는 시대. 한국과 프랑스의 경계에 선 저자는 매일 밤 어디엔가 있을 진실을 찾아 조각난 글들 사이를 헤매고 쓴 글을 어디론가 띄워 보내며 세상과 소통했다. 그리고 그렇게 건져 올린 잃어버린 일상의 가치, 회복해야 할 시대정신을 책에 담았다.





기쁨을 주는 타자와 연대하라!



시대의 불의한 요구에 끝내 무릎 꿇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저자는 이들과 함께 진실의 편에 서라고 말한다. 그 길에 동행할 ‘한 사람’을 만나 인간에 대한 예의와 살아남은 자의 몫을 다하라고 주문한다. 진실의 편에 선 사람만이 기쁘고 당당하게 인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깜깜한 밤을 지나는 나와 당신을 위한 공감과 연대의 책이다. 서로의 영혼을 보듬고 기어이 상생하는 밤, 그 아름다운 밤을 맞이하자.





한국과 프랑스의 경계에 서서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고 쉬이 비관하거나 한자리에 안주하지 않으면서 쉼 없이 글을 쏟아냈던 목수정의 신작이 나왔다. 전작에서 “왜 위로만, 오른쪽으로만 향하는가? 우리에게는 왼쪽으로 그리고 아래로도 세상을 탐험할 권리가 있다”고 말하며, 세상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것이 결국 나를 확장하고 행복의 지형을 넓히는 길임을 설파했던 그는, 이 책 《아무도 무릎 꿇지 않은 밤》에서도 자신의 영원한 화두인 ‘월경(越境)’과 ‘탐험’을 멈추지 않는다.



“익숙해지는 것엔 두 가지 방식이 있다. 나의 반경을 축소하여 그 좁은 틀 안에서만 세상을 사는 것. 그리고 나를 넓히고 넓혀 세상 어디에 가든 낯섦이 껄끄럽거나 아프지 않게 되는 것. 그래서 그 낯섦을 순리로 보고 받아들이는 경지에 이르는 것.”



“항해의 목적은 안전하게 돌아오는 데 있지 않다. 항해의 목적은 더 멀리 항해하는 것에 있다. (…) 나의 육체와 정신이 함께 손잡고 오래오래 월越담하고 월담하기를.”





일상의 자각에서 시대의 사유까지,

나와 세상을 끌어안는 52컷의 사진, 65개의 에세이




세월호 참사, 프랑스 테러, 노동법 개악, 강남역 여성 살해 사건, 한일 위안부 합의……. 명백한 참사 앞에서도 진정한 애도와 정의를 구할 수 없는 시대,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조차 없는 이들이 들끓고, 일어난 비극마저 훼손하려는 저열한 풍경이 모두가 지켜보는 눈앞에서 고스란히 펼쳐지는 세상. 자신의 몸과 머리, 심장을 양분하는 두 사회(한국, 프랑스)의 퇴행 앞에서 잠 못 이루던 저자는 매일 밤 진실을 찾아 조각난 글들 사이를 헤매고, 쓴 글을 띄워 보내며 세상과 소통했다. 그리고 그렇게 건져 올린 잃어버린 일상의 가치, 회복해야 할 시대정신을 책에 담았다.

총 5부로 이루어진 책은 일상에서 예술, 한국, 유럽, 세상으로 확장해가는 구성을 취하고 있다. 삶의 지혜를 깨닫는 ‘일상’(“어제까지의 삶이 축적된 몸”)에서 내 삶뿐 아니라 세계를 전복하고 반전하는 힘을 가진 ‘예술’(“아틀리에의 먼지 속에 뒤덮이지 않을”)로, 거짓과 부패가 횡행하는 부조리한 ‘한국사회’(“끝나지 않는 부조리극”)에서 신자유주의 독재의 사령부가 되어버린 위기의 ‘유럽사회’(“유럽사회의 어둠과 빛”)로, 나아가 불평등과 혐오가 극도에 이른 ‘세상’(“가파른 땅을 최대한 평평하게”)으로 확장해나가는 일련의 사유들을 따라가다 보면, ‘나’로부터 트인 생각의 물꼬가 타인의 목소리와 이어지고 포개져 ‘세상’을 읽는 큰 물줄기가 되는 흐름을 경험하게 된다.

65개의 에세이에는 52컷의 사진이 곁들어져 있다. 파리에서 활동하는 사진작가 진병관이 프랑스와 한국을 오가며 포착한 사진들은 이 책에 아름다움과 ‘보는’ 재미를 더한다. 거기에 이방인이면서 현지인인 저자의 시선이 담긴 사진들이 이야깃거리가 있는 캡션과 함께 독서의 몰입도를 높인다. 국내외에서 촬영된 보도사진도 여러 컷 수록했는데, 특히 헝가리 작가 이스트반 치로스(Istvan Zsiros)가 우연히 담아낸 난민 커플의 키스 사진과 〈리베라시옹〉지에서 활동하는 프랑스 작가 마르탕 콜롬베(Martin Colombet)의 현장 사진들은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귀한 사진이기도 하다. 세심하게 배치된 사진들을 통해 독자는 활자를 쫓던 눈길을 잠시 거두어 이미지가 전하는 또 다른 감응을 누리게 된다.





세상의 모든 고통과 불행을

보고 들을 수 있는 눈과 귀




프랑스 부모들은 아이에게 ‘빨리’라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두스망(doucement)”, ‘부드럽게’ 하라고 말한다. 이는 학교에 지각할 것 같아도 좀처럼 뛰지 않고, 막차를 갈아타야 하는 승객을 가득 태운 버스 기사가 느긋하게 운전할 수 있게 하는 가치이자 행동양식이다. 세월호 사태 직후 한국의 어느 방송사와 인터뷰한 저자는 프랑스에 어떤 재난구조 시스템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속으로 머뭇거린다. 어떤 긴급재난구조 시스템이 있는지 없는지가 사고를 줄이는 관건이 아니라, 시스템을 작동시키는 사람의 몸에 밴, 그가 어릴 때부터 강조 받은 행동양식이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

저자는 담배꽁초를 불쌍히 여기는 딸 칼리를 보며 “세상의 미물들이 겪는 고통을 보고 들을 수 있는 눈과 귀를 가진 것”을 경이롭게 여기고, 자신이 상처 입으면서도 다친 까마귀를 차도에서 구해낸 아랍 할아버지에게서 “누군가를 돕고자 결심했을 때 내 옷자락이 젖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러다가 “누군가를 돕는 것은 상대의 자존을 해치는 일”이라는 어느 소설가의 말에 공감하며 무릎을 치기도 한다. 어쩌면 저자는 세상의 모든 고통과 불행을 보고 들을 수 있는 눈과 귀를 가지고 싶어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에게서 누구와 만나고 어떤 사회를 마주하든 먼저 알아보려고, 이해해보려고, 끌어안아보려고 애쓴 흔적이 보인다.





너무 낙심하거나 지치지 않고,

그 어떤 광기에도 현혹되지 않은 채




지난 6월 영국에서 치러진 브렉시트(Brexit) 찬반 국민투표에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가 결정됐다. 미국에선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반(反)이민정책을 강조하며 지지 기반을 다졌다. 이에 대해 국제정치 분야의 전문가들은 글로벌 장기침체 속에서 피어난 자국 중심주의가 초래할 고립주의와 인종주의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2015년과 2016년 두 해 동안 프랑스에서 세 차례의 테러가 일어났다. 여기에는 4년에 걸친 시리아 내전과 주변 강대국의 군사적 개입, 감당할 수 없는 난민의 쇄도와 그 숫자에 비례하는 서구의 두려움과 죄책감, 빈곤층으로 내몰린 이민자들의 급증, 그들을 테러 가담자로 회유할지 모르는 이슬람 근본주의, 단호한 군사적 보복을 천명하여 정치적 입지를 다지려는 대통령…… 등 복잡 다양한 함수가 포함돼 있다. “프랑스는 사우디아라비아에 무기를 팔고, 사우디아라비아는 그 무기를 IS에 대주며, IS는 프랑스에 테러를 벌이고, 프랑스는 테러범들에게 다시 폭탄을 퍼붓는” 형국을 지켜보던 저자는 “이해할 수 없는 악의 미로”에 빠져 있다고 느낀다.

그러면서 그는 출구가 보이지 않는 ‘미로’ 속에서도 두려움에 굴종하지 않은 프랑스인들의 모습을 전한다. 샤를리 에브도 테러 발생 후 나흘째 되던 날, 파리를 매운 150만 명의 군중은 “인종차별과 이슬람 혐오를 거부한다” “우린 광신도와 이슬람을 혼동하지 않는다” 같은 슬로건을 들고 일어났다. 2015년 11월 테러 이후 서점에서는 헤밍웨이의 《파리는 날마다 축제》가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리베라시옹〉지는 ‘파리를 위해 기도(Pray for Paris)’하기보다 ‘파리는 언제나 축제’라고 기원해달라는 칼럼으로 파리지앵들의 공감을 얻었다. 프랑스 지식인들은 “테러는 빈 라덴이나 IS의 머릿속에서 싹튼 것이 아니라 사회의 불평등과 비참함에서 기인한 것”이라면서 프랑스의 무기 판매와 공습에 반대하는 성명을 냈고, 이를 바탕으로 대대적인 서명운동을 펼쳤다.



“자본과 국가의 무모한 불장난으로 집을 잃고, 더는 잃을 것 없이 탈진하고 분노한 피난민들이 대거 몰려드는 이 황망한 사태. 앞으로 어느 집 지붕 위로 불이 옮겨붙을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에서, 유럽인들은 수렁에 빠진 바퀴들을 하나둘 끌어올려야 한다. 너무 낙심하거나 지치지 않고, 그 어떤 광기에도 현혹되지 않은 채.”



“사람들은 기도하는 대신 테라스에 앞다투어 앉으며 여전히 포도주를 마셨고, 가난한 문청 시절 헤밍웨이가 파리에서 누렸던 축제의 날들을 되찾고자 그의 책을 사 갔다. 기도 대신 파리라는 축제를 계속 즐기는 것. 그것이 파리를 사랑하는 가장 멋진 방법이다.”





죽음으로도 진실을 말할 수 없는 시대

누가 컨트럴타워를 오작동하는가




2014년 4월 세월호가 304명의 인명과 함께 가라앉았다. 무능한 권력은 단 한 사람도 건져내지 못했고, 거짓으로 일관하며 책임을 회피하던 것도 모자라 말도 안 되는 여론몰이로 유족들을 욕보이고 말았다. 저자는 “돈이 아닌 진실을 요구한다는 사실이 간혹 어떤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국회와 언론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시민들이 있다는 것이 몇몇 사람들을 불편하게 한 것 같다”며, “유족들과 함께 어깨를 걸고 싸움하는 동안 시민들은 고결하고 당당한 인간으로 서 있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2015년 11월 13일 파리에서 테러가 발생했고, 130명이 희생되었다. 바로 그다음 날 한국에선 노동법 개악에 맞서는 민중 총궐기가 있었고, 527명의 시위참가자가 체포되었다. 이날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백남기 농민은 사과를 받지 못한 채 얼마 전 끝내 임종했다. 백남기 농민을 쓰러뜨린 노동법 개악 시도는 프랑스와 한국에서 동시에 추진되었다. 파리의 공화국 광장은 ‘밤샘 시위(La Nuit Debout)’의 성지, 새로운 저항의 메카로 자리 잡으며 매일 밤을 음악과 토론으로 밝혔고, 지금 이 순간에도 검찰의 백남기 농민 강제부검 시도에 맞서는 이들이 서울대학병원에서 밤을 밝히고 있다.



“유족들의 싸움은 결국 노예가 되는 것을 거부하는 싸움이다. 이것은, 2014년 남한 사회에서 ‘좌빨’의 징표가 되어버린 “진실을 요구하는 인간들의 싸움”이며, 민주주의라는 거적을 둘러쓴 집단을 향해 그 실체를 요구하는 싸움이다.”



“공화국 광장에서 진행되어온 밤샘 시위의 슬로건은 진화했다. ‘밤(nuit)’과 ‘일어서다(debout)’ 사이에 “다시는 무릎 꿇는 일이 없도록(Plus jamais ?genoux)”이 들어가 있다.”





깜깜한 시대를 무사히 건너는 법

“기쁨을 주는 타자와 연대하라”




단언하자면, 세상의 모든 참사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프랑스 테러와 브렉시트, 시리아 난민 문제가 국제사회에서 고립주의와 인종주의로 귀결되고, 강남역 여성 살해 사건의 토양과 위안부 피해 여성들의 청산되지 않는 역사가 가부장제의 그늘에서 떼려야 뗄 수 없듯이. 프랑스와 한국에서 추진된 노동법 개악의 원리와 그에 맞서 외치는 구호의 내용이 별반 다르지 않고, 이전에는 한뎃잠을 잔 적 없던 세월호 참사와 가습기 참사를 겪은 부모들이 하나같이 투사로 변모했듯이.

시대의 불의한 요구에 끝내 무릎 꿇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저자는 이들과 함께 진실의 편에 서라고 말한다. 그 길에 동행할 ‘한 사람’을 만나 그와 함께 인간에 대한 예의와 살아남은 자의 몫을 다하라고 주문한다. 진실의 편에 선 사람만이 기쁘고 당당하게 인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깊은 밤. 멀리서 시작된 한 사람의 목소리가 나에게 닿아 나와 가까운 소리, 바로 내 이야기가 되기까지. 그 소리가 같은 뜻을 가진 또 다른 사람과 만나 한목소리를 이루기까지. 그리고 기어이 세상을 끌어안는 한줄기 빛으로, 울림으로 퍼져 나가기까지. 이 책은 대답 없는 시대를 건너는 나와 당신을 위한 공감과 연대에 관한 책이다.



“우린 지금 울고 있지만 결코 패자가 아니다. 함께 진실의 편에 서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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