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서른에는 노자를 만나라

아들아, 서른에는 노자를 만나라

  • 자 :장석주
  • 출판사 :예담
  • 출판년 :2013-12-06
  • 공급사 :(주)북큐브네트웍스 (2014-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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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음으로 들여다보고, 아비의 마음으로 풀어내다

“혹한의 겨울일수록 봄은 더 찬란해진다”




도와 자연을 말하는 노자 사상, 삶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그렇지만 함축적인 표현, 다양한 해석으로 어렵게만 느껴진다. 시인 장석주는 2000년 여름, 시골로 내려가 느린 삶을 시작했다. “몸도, 마음도, 돈도 다 거덜나버린 상태여서 마치 지푸라기를 잡는 듯한 황막함이 없지” 않았던 그때 『노자』가 다가왔고 그 속에서 자신만의 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백 번이 넘게 읽으며 이제야 조금 『노자』를 알 것 같다는 저자는 그 누구보다 미국에 있는 아들에게 『노자』에 대해 알려주고 싶었다. 순전한 그 마음을 이제 독자들과 함께하려 한다. 그저 학자가 아니라, 시인의 눈으로 들여다보고 아비의 마음으로 풀어낸 이 책은 『노자』를 어렵기만 한 동양고전이 아닌, 우리 삶에 밀접한 살아 있는 이야기로 느끼게 할 것이다.



아들아, 네가 바다 건너 먼 나라로 떠난 뒤 얼굴 맞대고 얘기할 기회가 없어졌구나. 물론 한집에 지낼 때도 그렇게 많은 얘기를 나누는 사이는 아니었지만, 멀리 떨어져 있으니 그 멀리 떨어져 있음을 빌미 삼아 더 많은 얘기를 나눌 수도 있겠다. 그래서 애비가 생각해낸 것이 이메일이란 수단을 빌려 편지를 쓰는 것이다. 네게 잔소리를 하기 위함은 아니다. 그저 나날의 일들과 감회, 먹고사는 일의 고단함과 보람, 자연의 변화, 생겨났다가 사라지는 마음의 무늬 그리고 사람 사는 도리에 대해 속내 드러낸 얘기를 나누고 싶구나. 애비는 그 방편으로 오래 곁에 두고 읽은 『노자』를 꺼내 들었다.

- 본문 12쪽





노자에게 묻고, 아들에게 답하다

“물어라, 흐르는 강물에게”




저자는 『노자』를 읽으며 무엇보다 비움과 무위, 이름 없는 소박한 삶에 경도되었다. 『노자』 81장 중 저자의 마음을 울린 29장을 선별해, 각 장의 중심 사상을 살펴보고 저자 자신의 삶과 생각, 우리네 현실을 녹여냈다. 겨울에서 시작해 봄, 여름, 가을, 그리고 다시 겨울로 돌아오는 구성 속에서 사계절의 아름다움은 물론, 거대한 자연과 우주 안에서 우리는 먼지 같은 존재에 지나지 않음을 깨닫는다.

그 중심에는 아들에게 전하고픈 메시지가 자리하고 있고, 각 꼭지 마지막에는 아들에게, 이 시대의 청년들에게 전하고픈 삶의 해법을 건넨다. 스스로도 『노자』를 다 안다고 말할 수 없다는 저자는 『노자』에 대해 공부하며 깊이 사유하고 깨달음을 얻었지만 결코 누구를 가르치려 들지 않는다. 노자의 철학과 그 안에서 사유했던 자신의 생각을 풀어낼 뿐, 삶의 무게감에 짓눌려 살아가는 우리네 청년들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어주려 할 뿐이다.



아들아, 반세기를 넘겨 산 사람의 지혜로 말한다면 인생은 무엇이 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 어떻게 사는 게 잘 사는 것일까? 하나의 해답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여러 개의 길이 있을 것이다. 그 길이 어떤 길이든 타고난 너 자신, 즉 너의 본성과 직관이 가리키는 길을 따르도록 해라. 아울러 항상 존재의 기쁨과 살아 있다는 기쁨을 오롯이 받아들이도록 해라. 몸과 마음을 소박하고 고요한 데 두되, 작은 기쁨들을 헛되이 흘려보내지 마라.

- 본문 75쪽



그가 주시한 것은 가장 좋은 것은 물과 같다는 ‘상선약수’라는 말이다. 이 구절에서 많은 진리를 보았고, 그 안에서 마침내 마음의 평화를 얻었다. 그래서 아들에게도 당부한다. “약함과 부드러움에 처하는 물과 같이 살아라”라고 말이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효용을 아는 저자, 이는 노자 사상과 그 결을 같이한다. 저자가 노자에 대해 말할 때 자연스러움이 묻어나는 것은 그가 실제로 생각과 삶이 분리되지 않은 생활을 하는 까닭이다. 들길을 걷고, 매화 향기에 심취해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계절이 흘러가는 모습에서도 도를 엿본다. 또한 장년의 초입에 들어섰지만 여전히 하고 싶은 일을 백 가지가 넘게 나열하는 모습에서, 마음만은 언제나 청춘인 문학청년임을 알아챈다.



인생에도 차가움과 따뜻함이 교차하는 경칩 같은 시절이 있단다. 애비의 이십 대 무렵이 그랬지. 애비는 오랫동안 무명이었다. (…)

동면에 든 동물에게도 봄이 온다는 확실한 희망이 있건만, 내겐 한 톨의 희망조차 없었다. 하지만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는 법. 스물셋, 그 가을 시립도서관에서 서너 편의 문학평론을 쓰고 스물몇 편의 시를 썼다. 일간지 신춘문예 공모에 낸 이 작품들이 이듬해 당선되면서 애비 인생의 동한기는 끝난다. 애비는 신춘문예 당선과 함께 한 출판사의 편집부에 입사하면서 기약도 없이 시작한 방랑 생활을 끝냈다.

- 본문 66쪽



무엇보다 장석주 시인에게서 문학을 빼고는 그의 인생을 논할 수 없음을 느낄 수 있다. 공립도서관을 드나들며 습작을 하던 시절 얼마나 무력했는지, 그럼에도 꿈을 포기할 수 없었던 심정은 어땠는지, 최근 영랑시문학상을 받은 감회는 또 얼마나 가슴 뭉클했는지, 이를 통해 우리는 저자의 개인사 또한 엿본다. 그의 시 세계를 이루는 근본에는 결국 자연과 삶에 대한 애정이 담겨 있다.

노자, 자신의 삶과 생각, 그 속에서 아들에게 전하고픈 메시지가 어우러져 이 책은 또 하나의 우주를 이룬다.





현대인에게 전하는 꽤 쓸 만한 위로

“자연스러움을 따르는 게 순리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도 버거운 세상, 사람들은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 예전엔 하나의 정답을 향해 우르르 몰려갔다면 지금은 자신만의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그런 이들에게 시인 장석주가 현대인의 삶을 직시하고 『노자』에 기대어 풀어가는 인생 이야기는 매력적으로 다가간다. 경제는 살아날 줄 모르고 삶의 기준은 높아져 힘들기만 한 이 시대에, 인생을 다르게 생각하는 한 방법을 제시하는 『노자』로 다독임의 시간을 안겨주는 것이다.

결국 누구에게나 인생은 힘들고, 매번 장애물을 넘어야 하는 어려움투성이다. 하지만 결코 좌절할 필요는 없다. 거대한 우주 안의 한 미물에 불과한 우리는 자연과 더불어,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이것을 “당대의 해석자 장석주”가 “우물처럼 깊은 언어”로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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