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이 된 대학

괴물이 된 대학

  • 자 :김창인
  • 출판사 :시대의창
  • 출판년 :2015-08-20
  • 공급사 :(주)북큐브네트웍스 (2015-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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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평범했던 대학생을 자퇴생으로 만들었나



2009년 10월 19일, 한국일보에 ‘중앙대 메가톤급 구조조정’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났다. 중앙대에서 이루어질 대규모 구조조정에 대한 언급이었다. 전교생이 4,400명인 중앙대는 경영대 신입생 수를 322명에서 1,200명까지 늘리고 19개 단과대 77개 학과를 10개 단과대 40개 학과로 대폭 축소하기로 선언했다. 그야말로 ‘핵폭탄 급’ 구조조정이었다. 저자는 이러한 대학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활동을 해왔고, 그 대가로 대학 생활 6년 동안 무기정학을 비롯해 세 차례의 징계 조치를 받았다. 학교 본부는 학문 단위를 조정하기 위해 기업 M&A 전문 업체에 컨설팅을 의뢰했으며, 이에 반대하는 학생들을 노조 탄압하듯 다루었다. 2010년 중앙대를 시작으로 현재 한국 대학가에 구조조정은 전염병처럼 퍼져나가고 있다. 그리고 이 구조조정은 단순히 학과를 통폐합하는 수준이 아니라, 대학 공동체 자체를 파괴하고 있다.

이 책은 대학 구조조정이 일어난 중앙대, 청주대, 한림대, 대진대, 건국대, 덕성여대, 경기대에서 ‘괴물이 되어버린’ 학교와 마주한 학생들의 투쟁 기록이다. 저자는 2009년 중앙대학교에 입학해 경쟁과 취업만을 강요하는 대학에 맞서 잔디밭 토론회, 천막농성, 한강대교 아치 위 고공시위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저항했지만 패배했다. 그는 이 싸움을 ‘계속하기’ 위해 2014년, 자퇴를 선택했다. 그리고 신자유주의 교육 정책을 고수하며 재정 지원을 무기로 각 대학에 압력을 가하는 교육부와, 학생들과 아무런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기업식 구조조정을 강행하는 대학에 맞서 이 책을 썼다. 진중권, 박노자, 안민석, 서보명 등 유명 인사들의 대학 구조조정에 대한 견해를 인터뷰하여 수록했다. 이 책은 삶의 주체자로서 자본의 노예가 되지 않으려는 저자와 학생들의 의지이자 외침이다.





대학 구조조정은 교육 선진화, 학과 통폐합은 학문간의 융복합?



황우여 교육부 장관은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학 구조조정을 ‘선진화’라 표현했다. 학생들이 자기 장래와 자기들이 배우고 싶은 것을 어느 정도 ‘융통성 있게 해줘야’ 하기에 학문 간 융복합으로서 학과 통폐합을 주장했다. 그러나 그의 말처럼 교육이 ‘선진화 대상’이 될 수 있는지, 혹 그렇다 해도 학문 간 융복합이 ‘선진화’ 방법으로 적합한 것인지 의문이다. 진중권 교수는 이러한 주장에 “융복합이라는 것은 먼저 전공이 있고 그다음 T 자형으로 폭넓게 배우는 것이지 전공 지식이 없는 융복합은 죽도 밥도 안 되는 것”이라 말한다. 이제 대학은 공장에서 상품을 생산하듯 기업의 입맛에 맞는 졸업생을 찍어내고 모든 대학생은 전공 공부를 뒤로하고 ‘영어’ 하나에 올인하고 있다. 언제부터 대학은 학문을 하는 곳이 아닌 취업 학교로 전락했을까? 애초에 전공 공부가 필요하지 않다면 학과든 학부든 무슨 의미가 있을까? 모든 학과를 통폐합하고 취업 잘되는 과만 남긴다면, 이는 ‘대학’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인지, 한국 대학의 기능과 필요성에 대해서도 고민할 지점을 남긴다. ‘21세기 대학’은 어떤 모습으로 발전해야 하고 사회에서 어떤 기능을 해야 할지, 우리는 ‘교육’이라는 것에서 어떤 것을 기대해야 하는지 이 책을 보며 함께 생각할 때이다.





캠퍼스 호모사케르, 우리는 무엇을 위해 공부하고 무엇을 위해 경쟁하는가!



지난 4월 경남의 고등학교를 자퇴한 한 학생은 지역의 고등학교를 돌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1인 시위를 함으로써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사람들의 마음에 작은 울림이라도 줄 수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밝혔다. 그의 말처럼 이 책은 한국의 교육이, 나아가 한국 사회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경종이다.

지금까지 대학 구조조정을 강행한 학교의 학생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고 학생들이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 구체적으로 들여다본 책은 없었다. 저자는 모교였던 중앙대뿐 아니라 대학 구조조정이 일어난 일곱 학교를 돌아다니며 재학생들의 이야기를 듣고 기록했다.

조르조 아감벤은 현대인의 삶을 ‘호모사케르’로 정의한다. 호모사케르란 고대 로마에서 유래된 용어로 사회적인 권리를 모두 잃고 단순히 숨 쉬는 생명체로 살아야 하는 인간을 말한다. 대학의 주체여야 할 학생들은 이제 캠퍼스의 호모사케르로 전락했다.



이 책은 어떻게 살아내야 내 삶의 주인으로서 살 수 있는지, 경쟁이 아닌, 시험이 아닌, 취업이 아닌 교육은 어떤 것인지, 인문학과 예술은 왜 필요하고 왜 배워야 하는지, ‘사람다움’을 알려주는 참된 교육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지침서다. 1장에서는 평범한 대학생이었던 저자가 중앙대학교에 입학해 자퇴하기까지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2장에서는 저자의 후배를 인터뷰하며 모교였던 중앙대에서 일어난 일들을 객관적으로 정리할 시간을 갖는다. 이어 3장에서는 학생들의 폭발적인 투쟁으로 폐과된 사회학과를 다시 살린 청주대와, 언론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한림대 학생들의 외로운 투쟁 이야기를 다룬다. 4장에서는 예술을 탄압하는 대학의 이야기로 음악학부가 폐지될 위기에 놓였던 대진대와 영화학부를 폐지하려는 건국대의 이야기를 담았다. 5장에서는 유일하게 구조조정 투쟁에서 승리를 거둔 덕성여대와, 교육부의 일률적인 대학구조개혁안에 못 이겨 학과를 통폐합한 경기대의 사례를 다룬다. 마지막으로 6장에서는 한국방송통신대 법학과 임재홍 교수가 교육부가 내세운 대학구조개혁안을 파헤친다. 또한 장별로 진중권, 박노자, 서보명, 안민석 국회의원 등 대학 구조조정과 관련된 유명 인사들의 인터뷰를 수록했다.



진중권의 말 “취업률은 대학이 고민할 문제가 아니라 기업가들이 일자리를 만들어내야 하는 문제예요. 대학보고 맞춤형 인재를 만들라고 하면 그래, 만들어주겠다, 그럼 일자리는 니들이 만들어야지 왜 대학한테 맡기느냐, 이게 맞는 거죠. 우리끼리 경쟁하면 일자리가 나오나요? 말이 안 되는 거죠.”



박노자의 말 “신자유주의 사회의 특징이 참혹한 투쟁 조건을 만들고 각자도생하라는 것이죠. 개인에게 매우 참혹한 투쟁조건을 만들어주고, 그다음 성공주의 이데올로기를 주입시키죠. 당신 탓이다, 억울하면 열심히 해라, 무조건 시키는 대로. 학생들은 주입된 대로 하면 언젠가 선생님한테 예쁨받고 성적이 올라갈 것이라 믿습니다. 사회가 가만히 있으라고 해서 가만히 있으면 그냥 침몰당하는 겁니다.”



서보명의 말 “기업이 대학을 인수하고 운영에 참여해 사유화하는 건 이해하기 힘듭니다. 이 과정에서 빈번한 이권 개입, 비리는 필연적이라고도 하겠지요. 돈을 많이 번 기업이 대학을 통해 이윤을 사회에 환원한다거나 이념이나 비전이 있어서 대학을 만들거나 지원하는 것도 이해가 갑니다. 그러나 기업의 역할은 여기에서 끝나야 합니다. 19세기 미국에서도 대학을 사유재산으로 여기거나 이권에 개입하거나 이사회를 통해 지배하려던 예는 찾기 힘듭니다. 결국 한국은 대학 정신이나 의미에 대한 기본적인 성찰도 없다는 얘기지요.”

안민석의 말 “교육부의 정량지표 중심의 획일적 평가 때문에 지표성과 부풀리기가 성행하고 기초 학문과 인문학은 줄지어 문 닫고 있습니다. 대학의 왜곡된 경쟁과 갈등이 가속화되면서 오히려 대학 서열화와 수도권 집중화만 더욱 심화되고 있어요. 재정을 미끼로 단순한 정원 감축만 고집할 게 아니라 대학이 말 그대로 상아탑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정부의 과감한 정책 결단과 재정 투자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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