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적인 불협화음’을 내는 작가, 클라리시 리스펙토르
클라리시 리스펙토르(1920-1977)는 20세기 브라질의 가장 위대한 작가로, ‘진실을 꿰뚫는 천재’, ‘진실로 뛰어난 작가’, ‘인물 묘사의 천재이자 문학적 마술사’, ‘마를린 디트리히 같은 용모에 버지니아 울프같이 쓰는 희귀한 인물’ 등으로 불렸다. 예측할 수 없는 부조리와 돌연함으로 가득한 그녀의 글은 구조나 플롯으로 분석하는 것이 불가능해 보인다. 전체 이야기가 하나의 덩어리로, 한꺼번에 다가온다. 글쓰기의 테크닉을 전혀 발휘하지 않거나 혹은 아예 무시하는 듯 보임으로써 도리어 증폭되는 효과가 있다. 그녀는 전 작품을 통해서, 가난한 이민자의 가족으로 북동부에서 보냈던 어린 시절과 성인이 된 후 리우에서의 시절을, 명백한 유대인으로서, 그리고 동시에 명백한 브라질인으로서, 사회적이면서 동시에 추상적으로, 비극적이면서도 유머러스하게, 종교와 언어의 질문에 실어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