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을 찾아다니며 절에 얽힌 이야기를 읽는 것은 오래된 이야기책을 읽는 것 같다. 절에는 오랜 기간 이곳에서 수행하거나 드나들었던 사람들의 삶과 예술이 짙게 배어 있기 때문이다. 일주문 앞에서부터 시작되는 절 순례는 절의 아름다움과 사람들이 남긴 이야기를 읽는 즐거움에 빠져드는 시간이다.
절을 찾아가는 것도 시절 인연이 있어야 가능했다. 불교를 공부하고 붓글씨를 쓰면서 절을 자세히 보게 되었다. 얕은 지식과 거친 문체로 절의 아름다움과 이야기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해 아쉬웠지만 페이스북에 올려 공유했다. 나처럼 시절 인연이 닿는 누군가가 절에 가서 부처님의 법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이었다. 사람으로 태어나기 어렵지만 부처님 법을 만나기도 어렵다고 하지 않는가.
- ‘마치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