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의 재앙, 체르노빌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화석연료의 무절제한 남용은 에너지 자원의 고갈과 지구온난화 문제를 불러일으켰고, 세계는 결국 에너지 확보를 위한 석유전쟁까지 겪었다. 이후 대체에너지로 부상한 것이 원자력이다. 하지만 원자력업계는 원자력을 ‘경제적이고 청정하며 친환경적인 에너지’라며 교묘하게 선전하고, 고위 정치인과 원자력업계의 거물들은 그들의 전매특허인 ‘지구온난화를 방지한다’는 거짓말로 원자력의 신화를 유포하며 우리를 길들이고 있다. 그렇다면 원자력이 우리의 대안인가?
세계적인 반핵운동가 헬렌 칼디코트는 『원자력은 아니다』에서 어떤 부분도 사실이 아니라고 못 박는다. 그리고 과연 원자력이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에너지인가를 묻는다. 그는 원자력이 결코 경제적이지도 청정하지도 친환경적이지도 않으며, 오히려 인류를 위협하는 잠재적 재앙이라고 단언한다. 그리고는 우라늄의 채굴과 제련, 우라늄농축, 원자력발전, 사용후핵연료 재처리와 방사성 폐기물 등 핵에너지의 전 과정을 시스템적으로 분석한다. 그리고 원자력발전소에서 누출된 방사성 원소들이 인간과 생물에 미치는 영향과 테러 위험, 핵무기 확산, 재생에너지의 효율성, 그리고 더 나아가 에너지 절약을 위해 개인이 할 수 있는 실천적 덕목 등 원자력과 관련된 모든 것을 망라하고 있다. 또한 원자력산업과 관련된 국가들의 군사적ㆍ경제적 이해관계, 원자력업계와 정치인들의 탐욕까지도 신랄하게 들추어낸다.
특히 헬렌 칼디코트는 원자력공학자 데이비드 로취바움의 말을 인용해 무엇보다도 두려운 것은 체르노빌 원전사고 등이 증명하듯, “핵의 재앙이 일어날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 일어날 것인가가 문제”라며 전 지구적 파멸을 경고한다. 만약 원자력발전소가 테러리스트의 공격이라도 받는다면 그 결과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파국이 될 것이다. 그는 원자력발전소가 원자폭탄 제조공장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원자력은 결코 해결책이나 대안이 될 수 없을 뿐 아니라 되어서도 안 된다.
이 책의 저자 헬렌 칼디코트는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했을 때, 지구상에서 이 전쟁을 저지할 수 있는 사람은 교황뿐이라며 요한 바오로 2세가 이라크를 방문하여 ‘인간방패’가 되기를 호소했던 매우 용감하고 적극적인 반핵운동가이기도 하다.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되기도 했던 그는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핵시대 평화재단’으로부터 ‘평화 영웅’이라는 칭호를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