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다시 시작하다

숲에서 다시 시작하다

  • 자 :박재희
  • 출판사 :꿈의지도
  • 출판년 :2016-03-31
  • 공급사 :(주)북큐브네트웍스 (2016-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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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길, 하루에 단 40명에게만 허락된 길, 세계의 불가사의 중 하나라고 불리는 원시의 숲. 영화 『쥬라기 공원』과 『아바타』에 나왔던 바로 그 신비의 숲. 인간의 발길을 허락한 지 백 년도 채 되지 않는 원시의 땅, 뉴질랜드 밀포드 사운드로 7명의 원정대가 트레킹을 떠났다. 평소 ‘3보 이상 승차’를 부르짖던 사람들이 20킬로그램짜리 근심과 욕심의 배낭을 메고 메인 트랙 53.5킬로미터, 폭포와 샛길 트레킹을 합쳐 60킬로미터 산길을 종주했다. 지친 일상에서 가면을 쓴 채 살아가는 건 더 이상 하지 않기 위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상황에 끌려가는 삶을 멈추기 위해, 태초의 숲에서 다시 시작하기 위해. 리셋 키를 찾으러 떠난 리셋 반지원정대의 신선하고 따뜻하고 유쾌한 트레킹 이야기.





리셋 마이 라이프!

아름다운 뉴질랜드의 밀포드 사운드를 걸어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특별한 여행기!




각기 다른 이유로 리셋(Reset)이라는 화두를 끙끙 앓고 있던 사람들. 누구는 아픈 연애 후 새로운 인연을 만난 참이었고, 이직과 전직의 갈림길에서 코끼리코 돌기를 반복하며 휘청이던 이도 있었으며, 흡혈마귀 같다는 회사를 박차고 나온 친구는 속 시원하다면서도 깊은 한숨을 쉬곤 했다. 명랑만화 캐릭터 가면을 쓴 채로 좀비가 되어간다고 느끼던 이도 있었다.

근무 중 땡땡이치는 것으로 해결될 일이 아닌 권태. 주말의 시체놀이로도 피곤은 가시질 않고, 친구와 번개 술 한 잔도 별 소용이 없는 날들. 만성 알레르기처럼 친근하기까지 했던 불안증의 수위가 점점 높아져 열병이 되던 때. 평소 ‘삼보 이상 승차’를 부르짖던 탈것 애용자들이자 어눌한 트레킹족에 불과했던 7명의 친구들이 운명처럼 사진 한 장에 반해 어마어마한 원정을 계획한다. ‘즐기는 산, 즐거운 산’을 부르짖으며 등산보다는 놀멘 놀멘 ‘즐산’이나 하던 사람들이, 산보다는 기껏해야 언덕을 선호하던 사람들이 얼떨결에 그만 이름에 떡하니 그레이트가 붙어 있는 ‘그레이트 웍스(Great Walks)’ 트레킹을 결정한 것이다.

20대부터 50대까지 세상에서 보낸 시간의 길이가 다르고, 하는 일이 다르고, 숨은 아픔이 다르고, 보이는 생각이 다르고, 견디지 못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도 다른 사람들이, 각자 자기 삶에서 제자리를 찾아보겠다고 리셋을 향한 걸음을 시작한 것이다. ‘봉숭아학당’의 친구들처럼 어수선함 속에서 각자 화두를 안고 그들은 홀로 혹은 함께 걷고 또 걷는다. 서로의 짐을 나누어 메고, 서로를 혼자 내버려두지 않겠다고 약속하면서 발이 부르트도록 함께 걸은 그들의 우정은 밀포드 트랙만큼이나 빛나고 아름답다.

트랙을 걷는 동안 그들은 평생 본 것보다 훨씬 많은 무지개를 만난다. 무지개의 일곱 빛깔은 너무나 밝고, 색의 경계는 그려놓은 것처럼 강렬하고 또렷했다. 7명의 리셋 반지원정대도 마치 하나의 무지개처럼 하나도 덜하거나 더하지 않게 각자 빛나고 함께 아름다웠다. 100킬로미터가 넘는 길을 두 다리로 걷고, 비행기로 배로 자동차로 긴 여정을 이동하면서, 그들은 그토록 간절히 원했던 인생의 리셋 키를 찾는다.



“나로 살자, 무엇이 되기 위해 살지 말고!”



어쩌면 이것이야 말로 여러 가지 ‘리셋 키워드’ 중에서 가장 돋보이고 의미 있는 인생의 리셋 키가 아니었을까?

여행에서 돌아와 누군가는 새로운 직장에 다시 취직을 시작하고, 누군가는 결혼에 성공하고, 누군가는 있던 자리로 돌아갔다. 그러나 그들은 이미 원정을 떠나기 전의 지쳐있던 모습과는 확연히 달라져 있다. 리셋 원정대의 여행은 일상 속에서 새롭게 다시 태어나고 여전히 진행 중이니까.





빠르고 경쾌한 문체!

입이 떡 벌어지는 풍경을 담은 사진!

7인 원정대의 인간미 넘치는 훈훈한 우정까지!

메마른 도시인을 위한 피톤치드 방향제 백만 통!




밀포드 트랙으로 들어서자마자 싱그럽고 촉촉한 향이 뿌려진다. 거대한 분무기라도 있는 것은 아닌지 자꾸 주변을 둘러봤다. 피부로 스며드는 향기가 매끄럽고 몽글몽글하다. ‘향기에서 부피감이 느껴지다니! 내게 초능력이라도 생긴 건가?’ 청량한 입자가 몸에 닿는 감촉이 어찌나 생소하던지. 황홀한 순간이었건만 하필이면 왜 나는 차량용 방향제를 떠올렸을까? 체험하지 못한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것일까? 단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청량함이 안개비처럼 내리는데 저렴한 경험의 내가 떠올린 것은 기껏 피톤치드 방향제였다. 산도깨비 백만 통!

- 「피톤치드 방향제 백만 통」 중에서



트레킹 첫 날, 클린톤 강에 들어선 원정대는 세상이 멈추고 온통 빛이 ‘나에게’만 쏟아지는 것 같은 황홀한 순간을 경험한다. 원시의 숲에서 느끼는 신선함과 자연의 경이로움을 저자는 시종일관 유쾌한 문체로 풀어낸다. 시원시원한 문체와 함께 어울어진 시원시원한 사진들은 영화에서나 본 듯한 풍경을 담아낸다. 책을 보는 것만으로도 탁했던 눈이 맑아지고, 황사 낀 대기가 한 번에 씻기는 느낌이다.



‘어차피 올라갈 산을 왜 올라가냐’던 원정대의 막내 브리아나, 등산과는 무관한 ‘실내생활 영위자’였던 스텔라, 마케터로서의 명성은 자자하나 산행 중 길을 잃고 ‘계곡에서 헤매는 징크스’가 있는 박팀장, 긴 다리를 이용한 고속주파 산행능력자인 반면 ‘급격한 체력저하’ 양상을 보이는 허교수, 준비성과 최강 정보력을 가진 절대간사 제이, 오합지졸 즐산의 지도자인 캡틴, 그리고 마지막으로 몸보다 마음이 앞서고 신체와 의지 사이의 간극이 크나 ‘선정 선동 뽐뿌질’에 능한 저자까지, 이들 원정대는 쉽지 않았을 트레킹 내내 서로가 서로에게 어깨를 빌려주고, 눈이 되어주고, 발이 되어 준다.



‘시야에서 벗어나게 두지 않기, 언제나 보이는 곳에 있기, 언제나 서로의 안경이 되어주기’. 그 원칙은 트랙에서만이 아니다. 지금도 우리에게 유효하다.

- 「매킨지 호수, 일어나지 않은 일」 중에서



험한 인생길을 함께 걸어줄 친구가 있다는 것은 얼마나 든든하고 행복한 일인가. 그들의 진심어린 우정은 점점 고립되어 가는 현대인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말해준다. ‘다시 시작하기 위해’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일깨워준다. 그것은 바로 원시의 숲 같은 가장 본질적인 인간의 마음 회복, 그것이 아닐까?





한번쯤 뉴질랜드 밀포트 트레킹을 떠난다면 꼭 알아야 할 생생한 꿀팁은 덤!



다 써먹지도 못하는 산더미 같은 정보는 오히려 독. 단 몇 줄에 꼭 필요한 알짜 여행팁을 간결하게 전해준다.



등산용 배낭을 수화물로 부칠 때는 전용덮개가 필요하다. 따로 구매할 수도 있지만 부직포로 만들어진 양복커버가 훌륭한 대용품이 된다, 흡혈곤충 샌드플라이의 공격에 대비하려면 반드시 퇴치제를 준비하라, 민타로 산장에서 키아 새에게 신발을 도둑맞지 않으려면 반드시 여러 신발의 끈을 묶어 무겁게 하라.



저자가 알려주는 꿀팁 메모는 그야말로 세상 어디에도 없는 진짜 팁이다. 직접 배낭 메고 그곳을 걸어본 사람만이 줄 수 있는 진짜 팁.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가짜 팁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생생하고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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