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란 무엇인가 (국가 탄생의 역사)
* 국가의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국가란 정치학에 있어서의 기본적 개념의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국가의 기원·본질·속성(屬性) 등에 관하여 공통된 견해가 이루어져 있다고 하기는 어렵다. 정치학설사(政治學說史)에 관한 경우도 거기엔 국가를 에워싼 실로 많은 서로 다른 견해가 날카롭게 대립되어 왔다. 국가의 정의(定義)를 구하려는 경우에는 이런 대립에다가 역사상의 발전단계에 적응하여 전혀 다른 성격을 갖는 것이 똑같이 국가라고 불리우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문제는 한층 복잡하게 된다. 우리들은 일반적으로 고대제국(古代帝國), 그리스의 도시국가(都市國家), 중세의 봉건국가(封建國家), 근대의 국민국가도 모두 국가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실제로는 각기 다른 기능과 구조를 갖고 있으며, 이들에 공통한 것으로서의 '국가'라는 개념을 추출(抽出)하는 일이 얼마만큼의 의미를 갖는가는 무척 의심스럽다고 하겠다. 특히 근대국민국가는 역사적으로 보아서도 그 이전의 여러 국가들과는 전혀 다른 존재이다. H. 헬러(1891-1934, 독일의 정치학자)의 말을 빌리면 "국가라는 새로운 말은 전적으로 적절하게 새로운 것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다. 국가(state)란 개념 자체는 르네상스 때의 이탈리아에 있어서 처음으로 만들어진 것이고, 그것은 그리스의 polis(도시국가)나 로마의 civitas(도시), 혹은 imperium(국가의 절대권) 등과는 완전히 다른 의미로 쓰여지기 시작했다. 한마디로 말하면 그때까지의 소위 국가가 자연히 형성된 것, 혹은 최소한도 자연적으로 형성된 공통사회를 기반으로 했던 것에 반해 근대국가는 인간의 작위(作爲)에 의하여 만들어진 것, 즉 부르크하르트(1818-1897, 스위스의 역사가)가 말하는 '인공품(人工品)'이었다는 점에 있다. 근대국가론의 창시자(創始者)의 한 사람이라 할 홉스(1588-1679, 영국의 정치학자·철학자)는 국가를 '리바이어던'이라는 괴수(怪獸)에 비유하였으나 이 '리바이어던'도 역시 인공적 기계로서 받아들여졌던 것이다. 현대정치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것은 말할 것도 없이 이 근대국가이다. 그 때문에 여기서 국가의 역사적 여러 형태를 보는 경우에도 근대국가와의 대비(對比)에 있어서, 혹은 근대국가의 특성(特性)을 밝히는 데 이바지하는 한에 있어서 고찰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