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감정에 집중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
외롭고 지친 부부를 위한 감정사용설명서
EBS 〈달라졌어요〉 책임전문가 박성덕 소장의 부부감정사용설명서
부부 문제는 정확한 원인을 찾기 어렵다. 시댁 문제, 처가 문제, 육아 문제 등 가족을 이루는 여러 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부부 문제의 원인은 달라도 핵심은 하나다. 바로 ‘감정’이다. 저자 박성덕은 16년간 2천 쌍이 넘는 부부를 상담한 자타공인 최고의 부부 갈등 전문가다. 그는 많은 부부가 저마다의 이유 때문에 이혼을 결심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서로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친밀감의 욕구, 애착 이론, 어렸을 적 상처 등 배우자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을 들어 부부 사이의 감정을 회복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무엇보다 저자가 상담하면서 만난 실제 부부들의 사례를 각색해서 설명하기 때문에 독자들이 직접 상담 받는 느낌으로 읽을 수 있다. 이 책에 수록된 ‘부부 감정 솔루션’을 따라 가다보면 더 지혜롭게, 더 행복하게 부부가 하나 될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더 이상 외롭고 상처뿐인 결혼생활을 계속하지 마라
부부는 반드시 좋아질 수 있다
석기 씨네 집은 오늘도 냉기가 돈다. 며칠 전 제사 문제로 말다툼을 벌인 게 발단이었다. 그때부터 남편은 퇴근하면 말도 없이 자기 방으로 들어가버린다. 답답한 아내 희영 씨는 이야기 좀 하자고 방문을 두드려보지만 남편은 묵묵부답이다. 남편은 남편대로 할 말이 있다. 도무지 아내와는 이야기가 안 된다. 차분하게 이야기하려면 좋으련만, 아내는 늘 화만 낸다. 그러니 도망갈 수밖에.
문제는 이렇게 늘 사소한 데서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이것이 쌓이고 쌓이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문제를 낳는다. 과거에는 부부 사이에 갈등이 심하더라도 아이를 생각해서 참고 살라고 했다. 그러나 부부 갈등을 겪고 있는 가정의 전구성원이 우울증을 겪는다는 연구결과도 있고, 아이의 정서지능은 부모의 정서적 결합도에 따라 달라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부부 갈등이 부부뿐 아니라 자녀들에게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방증이다. 그러니 아이 때문에라도 참고 살아야 한다는 말은 더 이상 가정을 지탱하는 조언이 될 수 없다.
성격 차이는 감정 차이
외도, 경제, 육아, 시댁 문제 등 원인은 달라도
진짜 문제는 따로 있다
대법원이 발간한 사법연감에 따르면 우리나라 이혼사유 중 47%가 성격차이라고 한다. 서로 다른 성격 때문에 서로의 감정에 생채기를 내고, 이것 때문에 이혼까지 하는 부부가 두 쌍 중 한 쌍이라는 말이다. 16년 간 2천 쌍이 넘는 부부를 상담해온 저자 박성덕은 성격 차이라는 것이 결국 서로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해서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한다. 성격은 감정이 겉으로 드러나는 것이므로 성격 차이를 극복하려면 배우자의 감정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감정만 이해해도 부부 사이에 일어나는 문제의 대부분을 해결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 정서중심적 부부 상담을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도입한 의사답게 감정을 이해하는 방법도 매우 과학적이고 쉽게 제안한다.
“부부의 감정에 집중하면 다른 문제도 해결된다”
부부 감정을 이해하는 핵심 방법 7가지
저자는 이 책에서 배우자의 감정을 이해하기 위한 방법 7가지를 제시한다. 친밀감의 욕구, 애착 이론, 심리적 상처의 문제 등 심리학적 연구와 그간의 상담 노하우를 집결시킨 결과물이다. 가정에서 쉽게 따라하기만 해도 놀랍게 달라진 부부 관계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1. 누구도 성숙한 상태로 결혼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결혼식만 올리면 부부가 되는 줄 아는 사람이 많지만 진정한 부부의 탄생은 ‘정서적 결합’이다. 정서적 결합을 이루려면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이해는 상대의 단점을 보듬는 태도에서부터 시작된다. 배우자 역시 보통의 인간이고 결혼 때문에 바뀐 환경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이해는 시작된다. 따라서 누구도 성숙한 상태로 결혼하지 않는다는 사실만 알아도 ‘이해’를 위한 초석을 다질 수 있다.
2. 남자가 ‘남편’이 되는 시간은 여자가 ‘아내’가 되는 시간보다 길다
일반적으로 여자는 결혼과 동시에 아내로서의 역할을 자각하지만 남자는 남편으로서의 역할을 자각하는 데 오래 걸린다. 그래서 결혼 후에도 결혼 전 삶을 그대로 이어가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친구, 취미, 술자리 등을 가정보다 우선시하는 남편들은 대개 아직 ‘남편이 되지 못한 남자’들이다. 결혼 후 발생하는 많은 갈등이 이 때문에 생긴다. 따라서 남편과 아내가 되는 시간차를 줄이는 것이 관건이다.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서로의 역할을 자각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3. 남자는 Doing, 여자는 Feeling! 그 차이를 줄여라
많은 경우, 남과 여는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이 다르다. 남자는 Doing, 여자는 Feeling 즉 문제가 생겼을 때 남자는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일’을 하려고 하고, 여자는 우선 ‘공감’ 받기를 바란다. 예를 들어 아내가 아픈 상황에서 남편은 아내를 돕기 위해 말없이 설거지를 하지만 아내가 바라는 건 설거지보다 “많이 아프지”라는 공감의 한마디라는 것이다. 이 차이만 알아도 불필요한 갈등을 줄일 수 있다.
4.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라고 착각하지 말라
부부 사이에 이심전심은 통하지 않는다. 부부니까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 하는 생각은 금물이다. 부부이기 때문에 더 표현해야 한다. 감정은 표현을 통해서 전달된다. 긍정적인 감정이 전달될 수 있도록 더 적극적으로 표현하자.
5. 애착을 유도하는 대화법을 활용하라
표현을 잘하려면 바람직한 대화법을 익혀야 한다. 대화법이 관계의 변화를 일으키는 주체는 아니지만 친밀감을 회복하는 데 매우 소중한 도구이다. 대표적으로 세 가지 방법이 있다. 반영하고, 인정하고, 공감하는 것이다. 반영이란 배우자의 거울이 되어주는 것이며, 인정은 상대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고, 공감은 반영과 인정을 통해 상대의 진심을 알아주는 것이다. 저자는 반영과 인정을 계속하다보면 머릿속에 새로운 정서 회로가 생겨 부부 갈등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에는 어떻게 반영하고 인정하고 공감해야 하는지 그 방법이 자세히 들어 있다.
6. 접근하고 반응하라
종이와 종이를 붙이려면 풀이 필요하다. 사람과 사람이 친해지고 관계를 맺는 데에도 필요한 것이 있다. 바로 접근과 반응이다. 두 사람이 정서적으로 솔직해지고 서로에게 반응해주면 좋은 관계가 이루어진다.
7. 우선순위를 옮겨라
결혼은 우선순위를 옮기는 과정이다. 누군가의 아들, 누군가의 딸에서 부부로 재탄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모든 우선순위가 부부가 되어야 한다. 불효를 하라는 말이 아니다. 관계에는 우선순위가 있다. 먼저 부부 관계를 단단히 다져야 효도도 할 수 있고, 제대로 된 육아도 할 수 있다. 다른 곳에 에너지를 쓰기보다 먼저 부부 관계에 에너지를 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