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저 같은 게 책은 무슨……이라고요?”
“책은 써서 뭐 하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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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가 되고 살이 되며 궁극에는 책이 되는
재능이고 뭐고 상관없는 소설가 장강명의 책 쓰기 안내서
책 한 권은커녕 짧은 인터넷 기사조차 읽기 버거운 시대다. SNS의 짧은 글과 유튜브 동영상이 글자를 대체하는 시대다. 출판 시장은 갈수록 위축되어가지만, 인스타그램의 예쁜 사진들을 모은 화보집은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하는 시대다. 그래, 맞다, 소설가 장강명의 작법 에세이인 《책 한번 써봅시다》가 출간된 것도 바로 이런 시대다.
소설가 장강명의 《책 한번 써봅시다》는 ‘예비작가를 위한 책 쓰기의 모든 것’이라는 부제에 걸맞게, 작가의 마음가짐에서 시작해 소설과 에세이, 논픽션과 칼럼 쓰기에 이르기까지, 기자에서 소설가, 에세이 작가, 논픽션 작가를 넘나들며 매년 꾸준히 2200시간 이상을 책 쓰기에 전념 중인 작가 장강명의 피가 되고 살이 되며 궁극에는 책이 되는 ‘30가지 실전 책 쓰기 기술’을 모조리 담았다. 1장~8장은 작가가 되고 책을 쓴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실었고, 9장~21장은 에세이와 소설, 그리고 논픽션 쓰는 법이 담겨 있다. 22장~24장은 퇴고와 투고 요령, 첫 책 이후의 이야기가 적혀 있고, 6개의 부록 글에는 칼럼 쓰기와 소재 찾기, 저자란 무엇인가 등 예비작가라면 누구나 고민하는 문제에 대한 답을 담아냈다.
그럼 이런 시대에 책이란 어떤 의미일까? 책을 읽고 책을 쓴다는 건 어떤 것일까? 소설가 장강명은 왜 《책 한번 써봅시다》를 써야만 했을까?
책 중심 사회,
우리라고 못 할 것 없지 않은가
내가 상상하는 책 중심 사회는 책이 의사소통의 핵심 매체가 되는 사회다. 많은 저자들이 ‘지금, 여기’의 문제에 대해 책을 쓰고, 사람들이 그걸 읽고, 그 책의 의견을 보완하거나 거기에 반박하기 위해 다시 책을 쓰는 사회다. 이 사회에서는 포털뉴스 댓글창, 국민청원 게시판, 트위터, 나무위키가 아니라 책을 통해 의견을 나눈다. 이 사회는 생각이 퍼지는 속도보다는 생각의 깊이와 질을 따진다. _본문 중에서
장강명 작가에게 ‘책’이란 ‘미래’와 동의어다. 그리고 작가는 ‘책이 중심이 되는 미래’를 꿈꾼다. 다만, 미래는 저절로 다가오는 것이 아니기에, 미래는 우리가 선택하고 만드는 것이기에, 책을 읽고 책을 쓰며 ‘책이 중심이 되는 미래’를 만들자고 말한다. 그게 정말 쉬운 일은 아니기에 ‘책 한번 써봅시다’라고 예비작가들을 향해 선언하고, 부탁하고, 속삭인다. 작가는 이 책이 그 물꼬가 되기를 바란다. 많은 사람들이 책을 쓰는 즐거움과 감동을 느끼고, 책 쓰기가 우리 사회에 아주 이롭다는 것을 알아주길 바란다. 《책 한번 써봅시다》는 그런 마음이 그득그득 담긴 책이다.
아이슬란드에서는 책을 한 권 이상 출간한 사람이 전체 인구의 10퍼센트나 된다고 한다. 이 나라의 인구는 32만 명쯤 된다. 아이슬란드 사람들은 정보를 TV보다 책으로 얻기를 좋아하고, 그래서 아이슬란드 경제위기에 대한 의회의 특별조사위원회 보고서가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고 한다. 이 보고서는 2000쪽이 넘는 벽돌책인데도. 우리라고 못 할 것 없지 않은가. _본문 중에서
작가가 말하는 것처럼, 우리라고 못 할 것 없지 않을까?
책을 쓰고 싶다는 마음을 포기하는 것을 포기하자
내가 이 책에서 하려는 일은 우선 ‘자전거를 타는 일은 정말 재미있다, 당신도 탈 수 있다’고 부추기고, 독자들이 창고에 있는 자전거를 끌고 공원으로 나가게 하는 것이다. 그런 다음 오른쪽 브레이크와 왼쪽 브레이크가 어떻게 다른지 같은 사소한 지식을 몇 가지 전달하려 한다. 사실 그런 역할은 전문 레이서보다 동네 형이 더 잘할지도 모르겠다. _본문 중에서
《책 한번 써봅시다》는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는 달콤한 말을 하는 책이 아니다. 엉뚱한 내용을 길게 늘어놓는 그저 그런 작법서도 아니다. 내가 책을 쓸 수 있을까? 하고 긴가민가한 당신에게, 책은 써서 뭐 해요? 하고 따져 묻는 당신에게, 우리 같이 책을 쓰자고 말하는 책이다. 동네 형처럼 옆에 서서 자신이 알려주겠다고 말이다. 작가는 말한다. 책을 쓰는 일이 우리 사회를 바꾸고, 우리를 더 나은 미래로 데려다줄 거라고, 우리 자신을 한층 더 성장하게 만들 거라고도. 누구나 마음속에는 세계에 대해 흥미로운 관점, 기발한 생각과 독특한 태도, 남다른 의견이 있다는 것을 믿고, 그것이 바로 그 사람의 개성이라고 생각하는, 살아 숨 쉬는 인간은 절대로 신파로 보이지 않는다는 믿음이 이 책에는 있다.
아아, 책 쓰기라니,
모든 초심자에게 이토록 공평하게 막막한 분야라니
써야 하는 사람은 써야 한다. 당신이 하늘의 축복을 받은 사람인지 아닌지는 작품을 몇 편 발표하기 전에는 당신 자신을 포함해서 누구도 모른다. 그러나 오랜 욕망을 마주하고 풀어내면 분명히 통쾌할 거다. 가끔은 고생스럽기도 하겠지만 그 고생에는 의미가 있다. 책을 쓰고 싶다는 마음을 포기하는 것을 포기하자. 의미를, 실존을, 흔들리지 않는 삶의 중심을 거머쥘 수 있는 기회가 바로 눈앞에 있다. _본문 중에서
물론, 이 책이 당신의 생각만큼 쉽고 친절한 글쓰기 안내서가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건 이 책으로 당신은 ‘세상에서 나만이 쓸 수 있는 이야기는 무엇일까’에 대해 고민하게 될 것이다. 연필을 쥐든 노트북을 켜든 책을 쓰기 위한 무언가를 하게 될 거다. 작가가 말하는 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는 법’도 아니고 ‘책을 잘 쓰는 법’도 아니다. 작가가 말하는 건 ‘자기만의 이야기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쓰는 법’이다. 재능이 있어야만 쓰는 글이 아니라, 재능이 있건 없건 상관없이 써야 할 사람은 써야 하는 글이다.
아아, 책 쓰기라니, 모든 초심자에게 이토록 공평하게 막막한 분야가 세상에 얼마나 남았단 말인가. 그 축복받은 소수에 당신이나 내가, 우리 모두가 들어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물론, 하늘의 축복을 받은 사람인지 아닌지는 책을 써보기 전에는 누구도 모른다. 그러니, 책을 쓰고 싶다는 마음을 포기하는 것을 포기하는 것부터 시작하자.
작가가 되고 싶지만 ‘내가 감히’라고 느끼고 있거나, 책을 쓰고 싶지만 주변 사람들의 눈치가 보여 마음에만 담아두고 있다면, 맥을 짚듯 책 쓰기의 모든 맥을 척척 짚어내는 이 책을 집어 들자. 그리고 우리 모두 소설가 장강명의 정직한 응원을 받자.
예비작가들의 용기와 건투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누가 뭐라 하건 작품은 정직하게 응답할 것이다. _본문 중에서
자, 이제 준비가 되었다면, 우리 다 같이 책 한번 써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