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수록 누군가를 사랑하는 게 두려워진다
내가 닦아 주지 못했던 어느 실연이
내가 어루만져 주지 못했던 여러 시련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기폭제 같은
한 인생의 아픔까지 내게 밀려온다
한 살 한 살이 쌓아 올린 그 영역의 깊이는 감히 헤아릴 수 없다
감히 품고 가겠다 말할 수 없는
한 사람의 질량이 깊숙하게 밀고 들어온다
마치 돋보기를 쓴 것처럼 또렷하게 그 사람을 알게 되는 순간
외면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두렵다
당신을 연민하게 되는 순간
사랑까지 해 버릴까, 그게 두려운 거다
- 〈당신을 사랑하게 될까 두렵다〉 전문